‘1번’ 잉크·스크루 변형·KNTDS… 여전한 의문들
[한겨레21] 폭발 때 끓는점 낮은 잉크 타버려야… 프로펠러가 안쪽으로 휜 이유도 과학적 검증 필요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물리학)는 천안함 침몰의 '결정적 증거'로 불리는 어뢰의 '1번' 글씨와 관련해서도 분석을 시도했다(왼쪽 사진 참조). 이 교수는 "250kg의 폭약량에서 나온 에너지양에 근거해 계산해보면 폭발 직후 어뢰의 추진부 온도는 350도에서 1천 도까지 올라가게 된다"며 "이 온도에서 잉크는 타버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미 지난 5월31일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특위 소속 최문순 민주당 의원에게 의견서를 보내 "파란색 1번 표기는 지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의견서를 보면, 유성펜의 잉크는 대개 크실렌·톨루엔·알코올로 이뤄져 있는데, 세 성분 가운데 크실렌의 끓는점이 138.5도로 가장 높기 때문에 어뢰 폭발로 추진체 부분이 최소 150도 정도만 돼도 모든 성분이 남지 않게 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탄두에서 글자가 적힌 추진체까지 5m라는 물리적 거리가 있고, 특히 글씨는 바닷물이 있던 부분이라 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국방부의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어뢰 추진체 전체 곳곳이 녹슬어 있다. 같은 부품인데 일부분에만 녹이 슬어 있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이는 페인트가 타버렸다는 것이다. 하물며 유성펜 잉크보다 비등점이 높은 페인트가 탔는데도 잉크가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또 "1번이 적힌 부분은 강철 재질에 부식 방지용 은색 페인트를 칠해 녹이 슬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애초 해당 부분이 스테인리스 재질의 금속이었다는 발표 내용을 스스로 번복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의 한 철강 분야 전문가는 "합조단 구성을 보면 철강 쪽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어뢰에 쓰이는 게 스테인리스냐 강철이냐를 상황에 따라 판단해선 안 된다.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실제로 바닷물이나 고열에서 페인트와 어뢰 부품에 어떤 변화가 오는 금속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과학자들 사이에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은 천안함 스크루의 프로펠러가 안쪽으로 휘어있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느냐다. 이는 합조단 내부에서도 이견이 가장 많았던 부분으로 알려졌다.
프로펠러 변형이 함정 중심부에서의 폭발에 따른 것이라면 바깥쪽으로 휘었겠지만, 천안함의 스크루 2개 가운데 한쪽의 프로펠러만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것처럼 휘어 있다(오른쪽 사진 참조). 이에 대해 합조단의 한 민간 위원은 "처음 봤을 때는 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었다"며 "스웨덴 쪽에서 정상 회전을 하다가 프로펠러가 순간 멈추면서 그렇게 휘었다고 발표했고 결국 합조단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프로펠러 변형 "공학계 첫 번째 사례"
다른 민간 위원은 "이번 천안함의 프로펠러 변형은 조선공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첫 번째 사례여서 논란의 여지는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과학적으로는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래 프로펠러는 ㎟당 40t 정도의 압력(400메가파스칼)을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천안함 프로펠러의 속도를 대입해 갑작스럽게 정지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니 700메가파스칼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 시뮬레이션은 일반 동적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조차 논란의 여지를 열어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과학적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물기둥이나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 등을 둘러싼 논란에도 명쾌한 설명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실제 실험을 통해 물기둥의 발생이 어떠한지와 그것을 초병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국방부는 이 초병의 존재 여부, 관측한 지점 등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꿨다) 등을 검증해야 한다. 또한 KNTDS상 천안함의 소멸 지점과 정부 발표상의 폭발 지점 사이에 600m의 오차가 있는 사실( < 한겨레21 > 813호 이슈추적 기사 참조)에 대해서도 KNTDS를 구축한 전문가들의 책임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국방부는 6월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함정의) 자기위치 송신이 중단돼도 당시의 속도와 침로로 3분간 전시(표시)된다"라고 해명했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1분 1초를 다투는 현대전에서 과연 KNTDS가 유의미한 것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합조단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점은 많이 남아있다. 지난 5월 중순께 < 한겨레21 > 기자와 만난 합조단의 구성원은 "최종 발표문을 놓고 스웨덴 조사단이 이견을 내놓아 막판에 진통이 있었다"며 "스웨덴 조사팀은 ('1번 어뢰'를) 북한이 만들어 쓰고 있다는 부분의 문구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태도였다"고 말했다. < 한겨레21 > 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 현지에서 조사단과 직접 접촉을 시도했다. 스웨덴 사고조사국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관련 자체 보고서는 다음 달에 나온다"며 "이견이나 최종 서명 여부 등에 대해서는 현재는 민감한 시기니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스웨덴 당국 "이견에 대해 지금 말 못해"
또 러시아 < 인테르팍스통신 > 은 지난 6월8일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입장은 지난 6월7일 "러시아 조사단이 우리의 조사결과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다르다. 홍콩 언론 〈봉황위성TV〉도 지난 6월4일 "(러시아 조사단이) 폭발에도 불구하고 어뢰 부품이 온전한 이유와 1번이라고 쓴 글씨가 비교적 선명한 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제 다시 공은 정부로 돌아갔다. 상황 논리의 진흙탕 싸움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이견을 내는 전문가들에게 무조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압력을 행사할 게 아니라 과학의 힘을 빌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46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그 바다로 돌아갔다. 아직도 백령도 앞바다에는 돌아오지 못한 진실들이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한겨레의 기사다
정부의 발표가 성의가 없는건가?
아니면 자신을 잃어 덧붙이기를 한 것인가?
이런 의문이 생기고 제기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차피 조사기간 늘어지고 보복수단과 시기 놓친 상태이건만 좀더 세밀한 연구와 조사를 거쳐 완벽한 발표 를 통해 이런 의문이나 의구심을 제기할 명분을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도대체 뭐가 그리 조급했는지 모르겠다.
조사 과정에서 발표도 오락 가락 했고 그 중의 몇몇 부분은 허위 보고도 있었다고 발표 되었고...
군의 기강이 왜 이리 심히 허물어 졌는지 모르겠다.
언론의 조급성 때문이라면 어차피 언론이야 처음부터 소설들 써대기 시작했으니 출간 하라 하고 묵묵히 조사를 완벽히 마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중간 중간 발표를 해 나가지 않았는가?
그 나마도 언론은 오보에 군 당국은 허위에 의심을 살만 한 잘못을 여러곳에서 발견하게 했지만.
참! 이번 천안함 사건은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비극이었다.
인명손실이 너무 많았고. 보복은 커녕 왜 침몰 했는지 조차 몰랐고. 대처 방법이 전무했고. 허둥지둥 하는 군의 모습은 신뢰를 잃기에 충분했다.
물론 패전을 염두에 두지 않아 그랬다고 좋게 생각 해 볼 수 있겠지만 위기 대책 메뉴얼 하나 없었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아~
정말 더 이상 언급하기 귀찮고 짜증난다.
싫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투기 조종사들의 생존권 이대로 무시해도 좋은가? (0) | 2010.06.22 |
---|---|
타투... (0) | 2010.06.21 |
오늘 동해상 작전 후 귀대하던 공군 F-5 추락으로 조종사 두명이 순직했다. (0) | 2010.06.18 |
정말 할말없다. (0) | 2010.06.14 |
참!!! 할말 없다. (0) | 2010.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