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3억으로 내 집 마련 '6개월 작전'] ⑧ 평당 건축비의 함정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도들이 교주에 매달리 듯 건축주들은 평당 건축비라는 허망한 숫자 놀음에 빠지기 쉽다. 평당 단가가 400만원이라면 ‘30평으로 설계가 나왔으니 대략 1억2000만원 정도 준비하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은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평당 건축비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인터넷 화면 캡쳐> |
하지만 실제로 시공계획을 세우고 건축을 진행하다 보면 저런 숫자는 참고용 일 뿐 큰 의미가 없어진다. 주택의 구조재, 외장재, 내장재, 창호, 단열재, 바닥재, 싱크대 등등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정하느냐에 따라 건축비는 요동을 친다.
설계사, 시공사, 건축주 삼자 회담 |
결혼식장을 호텔로 정할지, 밀밭에서 할지.
주인공이 멋지니 밀밭 결혼식도 이렇게 아름답다. <이든나인제공> |
발리의 풀빌라 |
건축도 마찬가지다. 건축할 장소가 추운 지역이라면 단열재와 난방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할 것이고 바람이 많은 곳이라면 지붕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바닥에 천연 대리석을 시공한다면 정말 고급스러울 것이다.
우리 가족이 편안하게 살 집을 짓는데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일 지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건축가와 상의해 자재의 종류와 등급까지 자세히 표시된 꼼꼼한 시공 설계도(설계도면, 시방서, 내역서)를 만드는 것이다.
입면도, 단면도, 창호내역서 . |
시공도면은 반드시 한 곳 이상의 시공회사에 보내 견적을 받고 청구된 비용을 꼼꼼하게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유의할 것은 견적이 적게 나왔다고 무조건 좋은 시공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공 실적과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에 따라 어느 정도의 비용차이는 무시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공사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우선 준비 운동하는 기분으로 전원주택 전문잡지를 살펴보자.
스트레칭이 끝났으면 가볍게 출발을 해 보자.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개최되는 건축박람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만큼 전원주택의 로망이 높다는 반증인데 이런 곳을 둘러보는 것이다,
건축주라는 이름표가 괜히 뿌듯했다. |
이제 탄력이 붙었으면 속도를 한번 내봐야 한다. 마음에 두었던 시공회사의 홈페이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시공실적이나 기술력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건축가를 찾을 때 봐 두었던 건축주들의 카페나 블로그를 살펴보는 것은 여전히 유용하다.
이번에 깨달은 점은 집을 지어 본 경험이 있는 상당수의 건축주 선배들은 예비 건축주들에게 상당한 호의와 동료의식을 갖고 있었다. 마치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구호를 생각나게 한다. 해병대 출신들이 전역을 하고 나서도 똘똘 뭉치는 그 힘은 거칠고 힘들었던 훈련과 어려운 군대생활을 같이 경험했다는 동료의식에 나올 것이다.
선배 건축주들도 마찬가지다. 어렵고 힘든 그 과정을 알기에 예비 건축주들에게 격려와 도움을 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선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스퍼트를 하면 ‘시공사 선정’의 레이스는 끝이 보이게 된다. 선배들에게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 시공사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자. 집 짓는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하자 보수는 잘 되고 있는지. 주택을 방문해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예비 건축주에게 우호적일수록 그 집은 잘 지어진 것이고 믿을 수 있는 시공회사일 확률이 크다.
우리도 시공사를 선정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견적을 받았다.
시공사인 공간건축에서 받은 견적서 |
견적서는 아무리 살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콩나물 값 흥정하듯이 깎아 달라고 떼를 쓸 수 도 없다. 깎아준다는 얘기는 자재의 종류를 바꾸거나 등급을 낮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토지대금으로 1억7000만원 정도 지불했고 건축비가 1억3000만원 예정돼 있으니 애당초 예산으로 잡은 3억원을 초과하진 않은 것이다. 집을 짓다 보면 예정된 건축비에서 20%정도 초과된다고 하는데 예산한도 내에서 튼튼하고 잘 지어주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시공회사 선정까지 마쳤다면 이제 한숨 돌려도 된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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