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ℓ당 최대 47㎞…‘자연’을 닮은 하이브리드

hankookhon 2015. 10. 26. 01:06

배출가스를 조작한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가 친환경차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클린 디젤’의 구호가 모래성처럼 무너져 디젤 엔진 부문은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들의 실망과 불신은 폭스바겐 디젤차들을 넘어 전 디젤 차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디젤 대안을 찾는 업계의 움직임도 더 분주해질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존재감을 드러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주도 BMW

BMW는 2011년 친환경차 개발을 전담하는 서브 브랜드 ‘BMW i’를 출범시켰다. 2014년 12월 모든 핵심 브랜드 모델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을 국내에 출시했다. BMW X5 40e 모델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BMW 친환경차 전략의 핵심은 BMW eDrive다. 미래의 전기구동 기술로 불리는 BMW eDrive는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한 BMW의 모든 드라이브 콘셉트를 통칭하는 명칭이다.

경향신문

BMW BMW i8 콘셉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BMW는 전기모터, 고전압 배터리 및 파워 일렉트로닉스 같은 eDrive 기술의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한다. BMW i8에 탑재된 1.5ℓ 3기통 가솔린 엔진도 BMW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맞게 개발한 신형 엔진이다. 최고 출력 231마력, 최대 토크 32.6㎏·m의 힘을 발휘한다. 이 구동력은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뒤 차축으로 전달된다.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는 최고 출력 131마력, 최대 토크 25.5㎏·m의 힘을 내고, 이 힘은 2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 차축으로 전해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4.4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고 시속 250㎞다.

유럽연합(EU) 기준으로 연비가 ℓ당 47.6㎞에 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49g에 불과하다.

BMW의 친환경 전략에서 지능형 경량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BMW그룹 기본 디자인 철학의 한 부분이다. 경량 디자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게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이다. CFRP는 알루미늄보다 30%, 강철보다 50% 가볍다. 이 소재를 사용하면 중량을 감소하고 차량의 무게 중심을 최적화함과 동시에 강도도 향상시킬 수 있다. 

BMW i 브랜드가 아닌 BMW 브랜드에서 출시된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모델인 BMW X5 xDrive40e도 곧 국내 출시한다. 최대 출력은 313마력, 최대 토크는 가솔린 엔진은 35.7㎏·m, 전기모터는 25.5㎏·m다.

BMW는 유럽 기준으로 복합연비가 ℓ당 47.6~52.3㎞에 달하는 BMW 뉴 330e, 매우 독특한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구현한 BMW 뉴 225xe 액티브 투어러도 내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4세대 프리우스 깜짝 연비 예고

1997년 출시된 프리우스는 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가솔린과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하이브리드차의 상용화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가 된 프리우스는 18년간 4세대로 진화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12월 중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차도 아닌 프리우스가 존재감을 인정받은 것은 높은 연비 때문이다. 도요타는 최근 4세대 프리우스의 연비가 ℓ당 40㎞(일본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 믿기지 않는 연비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수단과 방법, 기술을 동원했다.

경향신문

TOYOTA 4세대 프리우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엔진은 배기량 1.8ℓ의 개량형 2 ZR-FXE로 열효율을 최대 40% 향상시켰다. 모터, 파워 컨트롤 유닛, 구동용 배터리 등은 소형 경량화했다. 모두가 연비를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들이다.

프리우스는 주행성능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중심화와 차체 강성 향상으로 안정감이 강화됐다. 하이브리드 제어를 개량해 가속력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전기식 사륜 구동 방식인 ‘E-Four’, 4개의 안전 기능을 세트로 한 충돌 회피 지원 패키지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 P’, ITS 전용 주파수(760 M㎐ 전파)를 활용해 자동차의 센서로는 잡을 수 없는 시계 외의 정보나 신호 정보를 도로와 자동차, 혹은 자동차끼리 직접 통신하여 운전자에게 알림으로써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ITS 커넥트도 새롭게 탑재했다.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지능형 교통 시스템) 전자, 정보, 통신, 제어 등 기술을 교통체계에 접목한 것이다.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하이브리드차를 타는 사람이 아쉬워하는 게 한 가지 있다. 역동적인 주행 성능이다. 보통 자동차에서 달리기 성능과 연비는 반비례한다. 달리기 성능이 뛰어나면 연비를 포기해야 하고, 연비가 좋으면 운전하는 재미를 서랍에 넣어둬야 한다는 게 상식이다. 이 상식을 깨뜨린 게 인피니티 하이브리드차들이다.

최근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를 한 번 보자. 우선 성능.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는 전기모터와 3.5ℓ V6 가솔린 엔진을 결합해 364마력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로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은 5.1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차 순위에서 6위권에 해당한다.

경향신문

INFINITY 인피니티 Q50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 수준의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국내 기준으로 ℓ당 12.6㎞의 복합연비를 자랑한다. 주행감각도 마찬가지다. 양산차로서 세계 최초로 전자식 조향 장치인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 시스템을 탑재했다. 전자 신호를 통해 방향을 조절함으로써 빠른 응답성을 제공, 운전자의 의도를 차량에 그대로 투영한다. 혹시 있을 전자 장비 오류에 대비해 메인 ECU(전자제어장치) 외에 2개의 ECU를 추가로 장착했다.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는 감성 품질도 돋보인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차량 곳곳에 배치된 14개의 스피커를 통해 풍성하고 역동적인 음색을 제공한다.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의 가격은 5620만원(부가세 포함).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