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에서 오랜만에 신차가 출시되었습니다. 그들의 키워드인 '코란도'를 이어 받은 '코란도 투리스모'인데요,
무려 11인승, 전자식 4WD, 한국형 2.0 디젤엔진, 자동 5단 미션, 세제 혜택, 전용도로 혜택 등등등
그동안 쌍용 측에서 고수하던 마케팅 방식에 따른, 필요에 의한 차량이 탄생했습니다.
코란도씨(C)가 출시된 지 약 일 년만에 등장한 신차여서 반갑기 서울역에 그지 없군요!
코란도 투리스모는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MPV로써 등장한 로디우스의 후속 모델입니다.
로디우스가 어떤 차인지 잘 모르는 분 있을 겁니다. 그다지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분명 쌍용의 정신(?)이 녹아든 전략적 모델이었죠.
제가 쌍용의 정신이라고 누차 일컫는 것이 무어냐면,
세제 혜택 요건에 충족하는 모델 -> 밴(VAN) 사양으로 화물차 세금 혜택, 11인승 승합차 형식승인으로 승합차 세금&전용도로 통행
이종교배에 능한 후속 출시 능력 -> 무쏘와 무쏘 스포츠, 액티언과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씨와 코란도 스포츠, 그리고 코란도 투리스모
디젤, 4륜구동, 프레임 섀시 필수 -> 쌍용의 전매특허 디젤 4륜구동 필히 트림에 적용, 프레임 섀시는 점차 힘을 잃고 있음
대략 이러한 내용들입니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쌍용자동차는 요러한 틀에 맞추어 지금까지 신차를 출시하고 있기 떄문에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번에 출시된 코란도 투리스모도 예정된 탄생이었으나, 기능성은 뛰어납니다.
1. 어마어마한 탑승 능력
최대 탑승인원이 11인승인 승합차량입니다. 4열까지 이어지는 좌석 배열에 모두가 가득 앉기에는 다리가 많이 아프겠지만
형식승인 상으로는 엄연한 11인승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4열 시트를 접고 9인승으로 쓰이게 될 겁니다.
사진 트릭인지 실제로 4열도 간격을 넓게 배치했는지는 몰라도, 아마...... 접게 될 거예요.
2. 세제 혜택과 전용도로 통행 능력
승합차이기 때문에 자동차세가 1년에 65,000원 꼴입니다. 승용차였다면 10배는 족히 넘을 세금을 줄일 수 있죠.
게다가 6인 이상 탑승을 한다면 버스전용차선 구간을 당당히! 달릴 수 있습니다.
요게 얼마나 악마 같은 매력인지는, 명절 연휴나 휴가철에 느끼게 되실 겁니다. ;ㅂ;
"나도 버스다"
3. 완숙된 디젤 엔진과 전통의 4륜구동
쌍용자동차 하면 디젤 엔진과 4륜구동 능력을 빼고 논할 수 없습니다.
과거 코란도부터 무쏘, 카이런, 액티언 등을 거쳐 증명된 전자식 4WD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매력을 몰라요.
특히 올 겨울처럼 눈이 미친 듯이 내리는 때라면 쌍용차 사고싶다는 생각 안 해본 운전자 없을 걸요;
요거 버튼 누르고 가속 페달 밟는 쾌감은 정말!!
4. 가격은 2480만~3564만원으로 책정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 이상을 좌우하는 모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나머지 메이커도 함께 올리는 구조 상,
쌍용자동차라고 대세를 따르지 않을 수 있겠냐만은 막연한 체감 가격은, 비싸네요.
모태솔로를 비롯해 젊은 커플, 아직은 카시트가 필요한 아기가 있는 가정에서 선택할 만한 차는 아니지만
대 가족 내지는 승합차량이 필요한 곳, 차 안에서 오래 머무는 직종의 사람들에겐 분명 어필할 만한 차입니다.
그래도 쌍용에게 아쉬운 점이라면!
1. '코란도'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는 건 아닌지...
굳이 제가 논하지 않더라도 많은 쌍용 & 코란도 팬은 이렇게 이야기 할 겁니다.
"엉뚱한 상상은 그만 하고, 코란도 후속을 만들어 달라!"
지금 출시되었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유니크한 디자인,
터프한 디젤 사운드와 4륜구동의 조합,
연비나 속도 면에서 남들보다 뒤쳐질지 몰라도 그만의 매력이 확고했던 코란도.
저는 마니아 까지는 아니고 적지 않은 자동차 마니아들은 쌍용의 경영 정상화를 바라면서도
한 편으로는 코란도의 후속이 멋드러지게 등장해서 부활하길 바랐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쌍용은 '코란도'라는 네이밍을 너무 남발하는 것 같아요.
"과거에 먹어주던 이름이니까, 이번 신차에 붙여서 인기에 부합하자!" 하는 뉘앙스랄까요?
2. 무쏘, 어디 갔어?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업무 차량으로 쓰던 무쏘 TDI !!
나이도 꽤 먹고 적산거리도 지구를 10 바퀴는 돌았을 수준,
하지만 이 녀석을 몰고 출장 가는 길은 즐거움 자체였어요.
투박하게 각이 살아있는 디자인 하며, TDI 엔진의 넘치는 힘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할 땐 시속 160km까지 뿜어주던 믿음!
특히 아래 사진처럼 2009년 1월 4일, 서울 대 폭설이 내리던 아침이 기억 나는데요,
최신 SUV나 대형차, 심지어 견인차까지 모두가 오르기를 포기하던 청담동 언덕을
포기한 다른 차들은 다 비키라며 경적을 울리며 -_-;;
이 녀석은 4륜구동 넣고 가속하며 한번에 등정에 성공!
그 순간만큼 즐겁던 운전이 없던 것 같아요~.
이런 노면 위를 남들 보란듯 박차고 올라가는 무쏘의 위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심지어 다카르 랠리에도 참가했던 남자 중의 남자! (출처_Carlife.net)
투박하지만 이런 마초적인 디자인과 TDI 엔진을 올린 전자식 4륜구동 SUV를
왜 이어가지 못하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포스팅 하면서 계속 살펴 보니, 또 예뻐 보이기도 하네요 :)
지프차로 대변되는 오프로드, SUV류는 여러 자동차메이커에서도 신차를 내놓고는 있지만,
쌍용만큼 전통적으로 기술을 쌓아오고 실제로 그런 차량 위주로 출시해 온 메이커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습니다.
랜드로버나 지프, 험머 등 유수의 메이커처럼 쌍용도 노선을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