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어머니...
오늘 생전 처음으로 어머니 손톱과 발톱을 깍아드리고 수건을 적셔 얼굴과 발을 딱아드렸다.
밤새 자다 깨고 또 자다 깨고...
그 때마다 어머니는 깨어 계셨다.
내 모습을 물끄러니 쳐다 보고 계시는 어머니...
"왜 안주무세요?" 하니 "니 얼굴 더 보고 싶어서" 하신다.
그리고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드신다.
물어도 대답 없고 그저 동공풀린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신다.
그 내면에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일까?
생각은 하고 계시는 걸까?
내 어머니는 치매 환자시다.
올 6월 집에서 케어가 힘들어 노인요양전문병원에 모셨다.
오는데 왜 그리 덥던지 차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았다.
그 더운 초여름 해가 쨍쨍한데 어디서 그리 비가 내리는 걸까?
얼굴이 촉촉히 젖어갔다.
그리고 그저께 추석을 같이 하려 집으로 모셔왔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병원에서 양말을 신자 하니까 발을 번쩍 드신다.
얼마나 보고 싶었던 어머니의 웃는 모습이었던가?
참 잘 잡순다.
저리 잘 잡숫는데 병원에선 딸랑 멀건 죽 한 공기 외 간식조차 없으니 뼈만 앙상하게 여위셨다.
치료도 없고...
그저 누워만 계시게 하니 몸만 굳어버려 이젠 앉지도 숫가락질도 못하신다.
"엄마 배고파요?" 하니 고개만 흔드신다.
그리고 다시 내면의 세계로 빠져드신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는 모양이다.
어떨땐 정상인 인양 말씀을 하시고 자신의 심경도 피력 하시는데 저렇게 내면의 세계로 접어드실땐 정신이 없으시다.
희미한 조명 아래 어머니 얼굴을 쳐다본다.
또 다시 흐르는 눈물...
"엄마 미안해요..."
"빨리 집으로 모셔오도록 할께요"
"그러니까 건강하셔야 해요."
"오래 사셔야 해요"
"난 아직도 엄마한테 지은 죄, 못갚은 빛 너무 많아요."
"그거 다 갚으려면 십년도 모자란데... "
"난 아직 엄마하고 해야 할 말도 많고 엄마하고 같이 해야 할 시간이 너무 너무 필요해요"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속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오열했다.
가슴이 메어와 파열하는 심정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오늘은 어머니가 다시 요양병원으로 가시는 날이다.
가시기 전에 깨끗한 모습으로 들어 가시라고
내 생전 처음으로 엄마의 손톱 발톱을 깍아드렸다.
그리고 거즈를 깨끗이 빨아 이를 닦아드리고 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 얼굴이며 발을 닦아드리고 엄마의 볼에 내 얼굴을 포갯다.
고개를 끄덕 거리시는 엄마...
지금은 정신이 돌아와 계신 걸까?
뭔가를 느끼시는 것일까...
또다시 쏟아져 내리는 눈물...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을 화장실로 달려가 한없이 흘려냈다.
"이젠 가실 시간입니다.
이제 또 헤어질 시간이라고요..."
속으로 절규하며 한없이 울었다.
가슴이 너무 아파 미칠것만 같았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한없이 부르고 또 부르고 싶은 그 엄마를 부르고 또 불렀다.
이제 또 이런 시간이 와 줄까?
또 다시 엄마와 함께 베게를 맞대고 단꿈을 꾸면서 자다 깨면 그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는 그 날이 과연 나를 기다려 줄까?
너무 불안하다.
피골이 상접하고
기운하나 없어 목소리 조차 낼 수 없는 내 엄마...
엄마...
엄마,,,
또 불러 봅니다.
건강하세요.
오래 오래 사세요.
난 아직 엄마에게 지은 죄, 엄마에게 진 빛을 갚으려면 십년도 이십년도 더 있어야 합니다.
건강하세요.
부디 건강하세요.
내 엄마....
엄마...............
아! 내 엄마...............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