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결국… 한없이 무색해진 이 대통령 발언[MB정부 4년 평가 下] ■ 잇달아 터진 권력형 비리

hankookhon 2012. 2. 21. 09:44

결국… 한없이 무색해진 이 대통령 발언

[MB정부 4년 평가 下] ■ 잇달아 터진 권력형 비리
처가 식구·형제·조카들 의혹 줄줄이… "비리게이트 이제 시작"
저축銀 로비·내곡동 사저·SLS 등 사건 빈번하고 연루 인물도 광범위
측근 10명 이상·친인척 2명 구속… 최시중·박희태 등 '6인회'도 몰락


 

 

최근 잇따라 터지는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 연루 비리 사건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주장한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역대 정권 임기 말에는 항상 권력형 비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한 측근과 친인척 비리 의혹 사건은 과거 정권에 비해 빈번하고 관련 인물들이 광범위하다. 비리 사건이 터지기 시작한 시점도 과거 정권에 비해 빠른 편이다. 비리 혐의로 구속된 측근들은 이미 10명을 넘어섰고, 친인척도 2명이나 된다.

청와대는 "측근과 친인척의 범위 규정이 주관적이고, 아직 대통령의 직계 가족이 직접 연루된 권력형 비리 사건은 없었다"고 항변한다. 김대중∙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말처럼 대통령의 형제나 아들 등이 직접 관련된 핵폭탄급 비리 게이트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에서 대형 게이트는 임기 마지막 해에 터졌다. 게다가
저축은행 로비, 내곡동 사저 부지, SLS그룹 구명 청탁 로비 사건 수사 등은 진행 중이어서 "본게임은 이제야 시작"이라는 말도 나온다.

손위 동서부터 아들까지 광범위한 친인척 비리 의혹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내곡동 사저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아들 시형씨가 내곡동 사저 터를 사기 위해 지불한 11억여원이 사실상 이 대통령 부부의 돈으로 아들
이름을 차명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시형씨도 같은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

이 대통령의 처가 쪽 사람들이 많이 연루됐다는 점은 친인척 비리 의혹의 한 특징이다. 첫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 김옥희씨였다. 김씨는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자리를 받아 주겠다며 30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에는
제일저축은행 퇴출 저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김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이 구속됐다. 이 대통령의 손위 동서인 황태섭씨도 제일저축은행 고문료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또 다른 손위 동서인 신기옥씨는 최근 BBK 사건과 관련해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되는 '가짜 편지'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형제와 조카들을 둘러싼 의혹들도 끊이지 않는다. 이 대통령 큰형인 이상은씨의 사위 전종화씨는 지난해 12월 씨모텍
주식 부정거래와 시세조정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장남으로 매쿼리 IMM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지형씨는 매쿼리그룹이 인천공항 매입에 적극 나선 것과 관련해 정부의 무리한 인천공항 매각 추진 연루 의혹을 받았다.

이상득 의원은 지난해 말 코오롱 시절부터 자신을 보필해 온 박배수 보좌관이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과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검찰은 최근 2년여 동안 이 의원실 여직원의 계좌를 통해 쓰여진 7억여원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빨리 시작된 측근 비리 의혹

측근 비리 사건은 지난해 연초부터 연이어 집중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2010년 말 터진 함바집(
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으로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 강희락 전 경찰청장,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 등이 브로커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구속됐다. 함바집 비리 사건은 서울시청과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 측근들의 무덤이 됐다.

이어진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사건은 대선캠프와 청와대 참모 출신 측근들의 발목을 잡았다. 5월 구명 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구속을 시작으로 청와대 김해수 전 정무1비서관, 김두우 전 홍보수석이 차례로 구속됐다.

9월엔 SLS그룹 구명 로비 사건이 터져 '왕의 남자'들을 위협했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 및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일본에서 SLS그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업체인 CNK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멘토'라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자신의 보좌관이 연루된 의혹 사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난달 불거진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은 결국 박희태 국회의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옷을 벗겼다.

정치권에선 각종 비리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박희태 국회의장, 이상득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이 대통령 원로자문그룹인 '6인회' 멤버가 잇따라 몰락한 것을 정권 말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