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시원한 물줄기 소리에 맞춰 미녀들이 춤을 춘다. 늘씬한 미녀들 사이를 걸으면 마치 왕이 된 기분이 든다. 이곳은 경상북도 울진군 소광리의 금강 소나무 숲. 계곡에 사는 미녀들은 소나무 중 최고라 불리는 금강 소나무들이다. 황장목이라고도 불리는 금강 소나무는 조선시대부터 궁궐 보수재로 왕가의 관목재로 사용된 나무로, 현재는 문화재 보수용으로 사용하는 귀한 나무다. 소광리 일대에는 수령 150년이 넘는 금강 소나무 수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미녀들은 모습을 쉬 보여주지 않는다. 비포장 길과 임도를 따라 10km는 더 가야 한다. 그 곳까지 가는데 건너야할 크고 작은 다리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그렇게 힘겹게 찾아가야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을 길이다. 금강 소나무 숲 생태 탐방로에서 늘씬한 금강송이 도열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수령 500년이 넘는 소나무와 미인송, 못생긴 금강송까지 각기 다른 멋을 풍기는 소나무들이 차례로 이어져 있다. 나무 곁에 있다 보면 코를 통해 들어오는 상큼한 숲의 향기가 온 몸으로 퍼진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소광리에서 나와 36번 국도를 따라 울진 방향으로 가는 길은 불영계곡길이다. 불영계곡은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에 이르는 15km의 계곡으로, 1979년 12월 명승 제6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곳이다. 여름이면 캠핑족들이 선호하는 인기 여행지로, 얼음보다 차가운 계곡물이 더위를 싹 사라지게 만든다. 또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불영계곡에는 신라 진덕여왕 때 의상이 창건한 불영사가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굴참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소담스러운 불영사의 풍경이 펼쳐진다. 연못을 수놓는 노랑어리연은 여름철 불영사에서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이다. |
계곡과 동굴, 바다가 어우러진 여름 최고의 휴양지 불영계곡 외에도 멋진 계곡이 있다. 부구리에서 917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보면 덕구온천이 나오는데, 덕구온천을 지나 온천 원탕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덕구계곡도 불영계곡에 뒤지지 않는다. 덕구계곡의 특징은 시원한 계곡물과 뜨거운 원탕을 번갈아 체험할 수 있다는 것. 사우나처럼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여름을 이기는 방법이다. 덕구계곡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한 다리 12개를 축소해 계곡의 탐방로와 연결했는데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서울의 서강대교, 경주 불국사의 청운 백운교, 시드니의 하버브릿지 등은 색다른 볼거리다. 용소폭포에서 덕구온천의 온천원탕까지는 대략 두시간정도 걸린다. |
뜨거운 햇살도 피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을 찾는다면, 동굴에 가야한다. 한 때 울진의 얼굴이었던 성류굴은 2억 5천만년의 나이를 자랑하는 동굴로, 흔히 지하 금강으로 불린다. 천연기념물 제 155호로 지정된 성류굴은 신라 31대 신문왕의 아들 보천 태자가 수도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된 지 40년이 지나 많이 퇴색했지만 여전히 동굴이 가진 신비함을 만날 수 있고 사계절 15~17도의 쾌적한 온도로 여름 같지 않은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바다. 바다는 여름 최고의 놀이터다. 작렬하는 태양아래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순간 더위는 까맣게 잊는다. 검게 그을린 피부도 행복한 여름여행의 추억이다. 울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왕피천의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망양정해수욕장이다. 캠핑은 물론 주변에 볼거리가 많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에서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감상하고 왕피천에서는 은어 낚시를 즐긴다. 그리고 엑스포 공원에서 친환경 농업과 생태 체험도 경험해 본다. 행곡리에 있는 민물고기 전시관에서는 다양한 민물고기들을 볼 수도 있다. 망양정해수욕장에서 덕신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작은 해변들이 이어진다. 편의 시설이 좋지는 않지만 한적해서 오붓한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
맛집 정보 충청도집(물회, 054-783-6651,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10-16 죽변방파제회센터 9호집) 대성식당(가자미탕, 생대구탕, 054-781-3321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390) 대명수산(대게, 054-788-1334,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339-19) 호남식당(은어튀김, 054-782-4449, 경북 울진군 근남면 노음2리 850-7) |
여행정보 1. 하루 80명에게만 열리는 길이 있다.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시작해 바릿재, 샛재를 넘어 소광리에 이르는 13.5km의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이다. 옛날 울진과 봉화를 잇는 십이령 옛길이라고도 하고 보부상들이 소금을 지고 내륙으로 향하던 길이다. 금강소나무숲길 www.uljintrail.or.kr, 울진숲길 070-7718-2999 2. 성수기에 울진에 가면 숙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미리 숙박을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잠을 잘 곳은 덕구온천지구, 백암온천지구 등에 몰려있고 죽변항과 봉평해수욕장, 울진읍에 모텔들이 여럿 있다. 울진에는 캠핑하기 좋은 곳이 많아, 텐트를 가지고 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3. 여름휴가의 피로는 온천에서 해결하자. 울진에는 전국에서도 최고로 손꼽는 백암온천과 덕구온천이 있다. 4. 울진의 볼만한 곳으로 죽변항에 위치한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과 국보 제242호인 봉평신라비. 관동팔경에 빛나는 망양정, 월송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