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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올레길]하늘과 땅, 인간이 맞닿은 곳..교남동 역사문화기행길

hankookhon 2011. 6. 21. 13:15

[서울올레길]하늘과 땅, 인간이 맞닿은 곳..교남동 역사문화기행길

헤럴드경제 |

 



종로 교남동 역사문화기행길은 종로구가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을 묶어 개발한 산책 코스중 하나다. 도심 한 가운데서 1시간 정도 안에 비교적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경희궁 주변으로 길이 이어져 서울성곽을 따라 인왕산 자락까지 올라간다. 중간에 도로가 서울성곽을 가로질러 중간이 트인 서울성곽의 공백 부분이 반환점이다.

조선시대 한양의 중심지였던 이 일대는 곳곳이 역사문화유적이라 볼 게 많다. 또 내려 오는 길에 서울 그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사대문 안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여 이곳에 도읍을 정한 태조(太祖)
이성계의 심정을 헤아려 봄직도 하다.

코스는 강북삼성병원 앞에 흔적만 남은 '
돈의문(敦義門, 서대문)' 터에서 시작한다. 건축 당시(태조 5년) '서전문(西箭門)'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위치보다 북쪽에 세워졌지만, 세종 대(代)에 들어 현재의 장소로 옮기며 돈의문이라 했다. 새로 지었다 하여 새문(新門)이라 부르고, 돈의문 안을 새문안이라 불렀다. 현재 신문로(新門路)라는 이름의 유래다. 이 문은 전차궤도를 복선화한다는 명목으로 1915년 일제에 의해 사라졌다.





종로구 올레길/ 안훈기자 rosedale@ 2010.09.01

강북삼성 병원 내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던 경교장(사적 제465호)이 있다. 이화장, 삼청장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건국 활동의 중심이 되었던 3대 명소다. 지난 8월15일 광복 65주년을 맞아 서울시가 복원, 일부 개방했다.

여기서 서울시교육청을 지나 좀 올라가면
홍난파 가옥(등록문화재 제90호)이 나온다. 한국 근대음악의 선구자인 홍난파 선생이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 '홍난파 가옥'이라 한다. 건립 당시인 1930년경 이 건물에는 독일계 선교사가 살았고, 이 근처에 독일 영사관이 있어 이 일대에는 독일인 주거지가 형성됐었다고 한다.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의 승장인 권율 장군의 집터가 있다. 이곳에는 표지석 뒤로 권율 장군이 직접 심었다는 수령 4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여전히 건재하다. 이곳 지명은 그래서 행촌(杏村:은행나무 마을)동이다.

은행나무 좌측에 '딜쿠샤(Dilkusha)'라는 건물이 있다. 딜쿠샤란 힌두어로 '이상향, 행복한 마음'이라는 뜻으로, 전 세계에 한국의 3.1운동 소식을 타전하는 등 독립운동을 돕다가 일제에 의해 추방당한 UPI통신사 특파원 알버트 테일러가 살던 집이다.
3.1 운동 하루 전 날인 1919년 2월28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서울에서 보낸 알버트 테일러의 아들 브루스 테일러는 지난 2006년 이곳을 다시 방문해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딜쿠샤에서 서울성곽 바깥길을 따라 올라가면 인왕산 자락이다. 반환점을 돌아 성곽 안쪽길로 접어들어 다시 내려오면 사대문 안 한양의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여 '어쩜, 서울에 이런 곳이 있나' 한다. 성곽 중턱에 있는 전망대에서 탁트인 서울의 전망도 놓치기 아깝다.

전망대를 지나 내려오다 사직동 방향으로 꺾으면 서촌 사직동길이 나오고, 내려오던 방향으로 계속 내려오면 마을버스 05번이 다니는 인왕산 입구에 도착한다. 인왕산 자락에서 반환점을 돌지 않고 인왕산길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가면 드라마 '
커피프린스' '찬란한 유산' 등의 배경으로 나왔던 부암동이 나온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m.com

사진설명=돈의문터에서 시작해 인왕산 자락까지 다녀오는 1시간 코스의 종로 교남동 역사문화기행길 곳곳에는 역사적 명소와 숨겨진 이야기가 산재해 있다. 울창한 인왕산 숲 속에서 자연을 느끼면서 내려다보는 서울 사대문 안 한양의 탁트인 전망이 인상적이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