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① 봄날의 반짝이는 추억을 안고 돌아오다
연합뉴스 | 이창호 |
삼척의 지도를 살펴보면 뒤쪽은 산, 앞쪽은 물이 있다는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용어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 정도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산은 험하기 그지없고 바다는 아득하게 깊다.
해안가에만 좁은 평지가 있을 뿐, 나머지 지역은 고저의 변화가 심하다. 과거에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고생깨나 했을 듯싶다.
그런데 이렇게 척박하고 동적인 지형은 나들이객에게는 오히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굳이 시(市)의 경계를 넘지 않아도 나무가 우거진 고산준령과 가슴이 탁 트이는 망망대해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속에는 경이로운 동굴이 숨어 있고, 뭍과 바다의 접점인 해변에는 고운 모래나 울퉁불퉁한 바위가 깔려 있다. 산과 바다에서 나는 각종 음식 재료도 신선하고 풍부하다.
삼척 시내에 이른 길손은 대개 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드라이브에 나선다. 굽이돌 때마다 멋진 경치가 펼쳐지는 새천년 해안도로부터 잔잔한 강물에 해송이 떠 있는 듯한 월천리 속섬까지 매력이 각양각색이어서 수십㎞의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또 15개가 넘는 해수욕장과 흥미로운 주제로 꾸며진 공원, 고즈넉하고 정감이 있는 포구,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항구가 곳곳에 자리해 있다.
자동차로 삼척의 해변을 빠르게 주유했다면, 다음에는 바다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기 위해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는 것이 좋다. 지난해 개장한 해양레일바이크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로가 바다와 나란히 설치돼 있다.
궁촌역과 용화역 사이의 5.4㎞를 40여 분 동안 달리다 보면 그늘을 드리우는 솔숲과 물빛이 유난히 고운 해변, 루미나리에를 연상시키는 긴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는 내리막에서는 선선한 바람이 몸을 식혀준다.
'바다열차'는 해양레일바이크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명물이다. 삼척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바다열차는 대부분의 좌석이 해안을 바라보도록 설치돼 있다. 큰 창문을 통해 추암역, 정동진역 등 해돋이로 이름난 동해안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다.
삼척이 항구도시이긴 하지만, 명승지가 바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척과 태백이 맞닿아 있는 백병산에서 발원한 오십천을 비롯해 골짜기 사이를 굽이치며 흐르는 수많은 물줄기들은 구석구석에 수려한 계곡과 폭포를 낳았다. 물이 붇는 여름이 되면, 피서객들이 명당자리를 찾아 몰려든다.
오십천은 동해로 유입되기 전 삼척 시내를 지난다.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죽서루(竹西樓)는 오십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세워져 있다.
조선시대 초기에 중건된 후 여러 차례 수리를 거쳤지만, 건축미는 여전하다. 봄날이면 벚나무와 산수유나무, 모란에서 꽃이 피어 화사한 모습을 연출한다.
자녀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체험 마을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강원도의 전통 가옥인 너와집이 있는 신리 너와마을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옥수수와 감자를 구워 먹을 수 있으며, 가시오가피마을에서는 가시오가피를 이용한 염색과 족욕을 해볼 수 있다. 또 도계읍에는 유리 장식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마을도 있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
해안가에만 좁은 평지가 있을 뿐, 나머지 지역은 고저의 변화가 심하다. 과거에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고생깨나 했을 듯싶다.
그런데 이렇게 척박하고 동적인 지형은 나들이객에게는 오히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굳이 시(市)의 경계를 넘지 않아도 나무가 우거진 고산준령과 가슴이 탁 트이는 망망대해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척 시내에 이른 길손은 대개 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드라이브에 나선다. 굽이돌 때마다 멋진 경치가 펼쳐지는 새천년 해안도로부터 잔잔한 강물에 해송이 떠 있는 듯한 월천리 속섬까지 매력이 각양각색이어서 수십㎞의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또 15개가 넘는 해수욕장과 흥미로운 주제로 꾸며진 공원, 고즈넉하고 정감이 있는 포구,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항구가 곳곳에 자리해 있다.
자동차로 삼척의 해변을 빠르게 주유했다면, 다음에는 바다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기 위해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는 것이 좋다. 지난해 개장한 해양레일바이크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선로가 바다와 나란히 설치돼 있다.
궁촌역과 용화역 사이의 5.4㎞를 40여 분 동안 달리다 보면 그늘을 드리우는 솔숲과 물빛이 유난히 고운 해변, 루미나리에를 연상시키는 긴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는 내리막에서는 선선한 바람이 몸을 식혀준다.
'바다열차'는 해양레일바이크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명물이다. 삼척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바다열차는 대부분의 좌석이 해안을 바라보도록 설치돼 있다. 큰 창문을 통해 추암역, 정동진역 등 해돋이로 이름난 동해안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다.
삼척이 항구도시이긴 하지만, 명승지가 바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척과 태백이 맞닿아 있는 백병산에서 발원한 오십천을 비롯해 골짜기 사이를 굽이치며 흐르는 수많은 물줄기들은 구석구석에 수려한 계곡과 폭포를 낳았다. 물이 붇는 여름이 되면, 피서객들이 명당자리를 찾아 몰려든다.
오십천은 동해로 유입되기 전 삼척 시내를 지난다.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죽서루(竹西樓)는 오십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세워져 있다.
조선시대 초기에 중건된 후 여러 차례 수리를 거쳤지만, 건축미는 여전하다. 봄날이면 벚나무와 산수유나무, 모란에서 꽃이 피어 화사한 모습을 연출한다.
자녀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체험 마을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강원도의 전통 가옥인 너와집이 있는 신리 너와마을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옥수수와 감자를 구워 먹을 수 있으며, 가시오가피마을에서는 가시오가피를 이용한 염색과 족욕을 해볼 수 있다. 또 도계읍에는 유리 장식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마을도 있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