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잊은 그대에게, 영시의 다이얼, 별이 빛나는 밤에, 두시의 다이얼...
어릴때 엄청나게 유행했던 그리고 꼭 듣고 싶었던 프로그램들이었다.
소년은 그 프로그램의 청취자가 되고 싶어 무척이나 노력했다.
당시, 라디오가 있었지만 현재 티비처럼 가족 몫 이었지 밤을 샐 정도로 개인에게 허락 된 이기는 아니었다.
새벽 신문을 돌려도 봤지만 학교 공부를 병행 해야만 하는 소년에게 그도 쉽지많은 아닌 일이었다.
당시 학교 태권도부를 창설 한다고...
잘 만 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달콤한 꿈에 젖어 새벽운동에도 참여 해야 했고 그 부분은 지상과제였다.
그런 소년에게 새벽신문배달은 쉽지 만은 아닌 일이었다.
시험도 있었고...
한 달 신문 배달이 당시 금액으로 1~2천원정도.
트렌지스터라디오는 1500~2천원정도였으니 그나마 시합이다. 시험이다 빼먹고 나면 한 달 600원 정도 벌 때도 많았다.
더구나 당시 선생님 중 운동부에 알러지를 가졌던 분들이 있었다.
당시는 운동부는 시합이 있으면 수업 참여를 안하고 시험 때 번호와 이름 그리고 소속 운동부를 적어내면 기본 점수(낙제는 면 할 수 있는)는 주어지는게
당연 한 일로 여겨질 그런 때 였다.
하지만 유독 몇 분의 선생님은 유달리 운동부라 하면 알러지가 있듯이 수업 참여를 안하면 매를 혹독하게 드신 분들이 계셨다.
그 소년은 어린 마음에 지도사범님이 시킨대로 했는데 왜 그리 몽니를 부리시나 해 맞으면서도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반항 하듯이 맞곤 했다.
당시...
유일한 그 소년의 낙은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밤을..., 영시의..., 별이 빛나는... 등의 프로그램이었다.
폴모리아의 시그널 뮤직이 울려 퍼지면 온 몸에 전율이 번지듯 그 소년의 마음은 흥분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하지만 부모님과 다 같이 자야 하는 현실에 그만의 라디오와 나만의 공간은 한 갓 꿈에 지나지 않았다.
그 후 소년은 고교, 대학 진학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버리기로 한다.
대신 늦은 밤 집에 가다 전파사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선율에 잠시 멈춰서 음악이 끝나고 난 후 쓴 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떼어야 하는 쓰라림을 맞봐야 했지만...
교련복에 덧 씌어진 그 어린 손에 쥐어진 곡궹이와 삽을 부지런히 놀리다가도 멀리서 들리는 확성기의 음악 소리에 잠시 흐르는 땀을 식히곤 했던.... 그 소년...
어느덧 세월이 지나 지금은 지천명에 접어들어 과거를 회상해 본다.
너무도 쓰리고 아펐던 과거속에 그나마 사회에서 만큼은 좀 안락 했었을까...
과거는 그저 훈장일 뿐...
만지작 거려봐야 마음만 아픈...
그 소년...
아직도 트렌지스터라디오를 갖지 못했다.
그나마 컴퓨터로 음원을 다운 받아 듣다가 마누님 주무셔야 한다고 끌 수 밖에 없는...
내일은 전화라도 해 줄까 보다.
트렌지스터 라디오 장만 하라고....
그런데 새로 장만하는 트렌지스터라디오에서 예전 우리의 추억을 들려줄 수 있을끼....?
그게 너무도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