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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눈을 밟으며...

hankookhon 2010. 12. 28. 16:44

오늘 아침

 

실로 오랫만에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눈을 밟으며 

 

어두운 첫 길 내 발자욱을 남겼다.

 

얼마만이었던가?

 

발목을 넘어서는 눈높이는

 

신발을 넘어들어와 내 발목을 적신다.

 

뽀드득

 

뽀드득

 

하얗게 패어져가는 내 발자욱을 보며

 

문득 들었던 생각.

 

눈을 참 좋아 했었지...

 

눈이 오면 참 좋아했었지...

 

비가 와도 그렇게 좋아했었지만...

 

잠깐

 

꿈속을 헤메다 창문을 열면

 

하얗게 눈이 내린 뒷동산...

 

추운줄도 모르고

 

창문을 열고 마냥 바라보기만 했었던...

 

거기에

 

커피 한 잔 있으면 더 바랄것 없었던...

 

그러다

 

한기가 들어 발이 차가우면

 

이불을 끌어덮고 마냥 바라만 보았던

 

그런 때가 있었다.

 

오늘도 그때처럼

 

소복히

 

눈이 쌓인다.

 

사박

 

사박

 

내 뒤에

 

누군가가 따라오듯

 

 

전혀 보지도 못했던

 

발자욱이 찍혀져 간다.

 

고개를 돌리면

 

누군가 서 있을 듯이...

 

그렇게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