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실로 오랫만에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눈을 밟으며
어두운 첫 길 내 발자욱을 남겼다.
얼마만이었던가?
발목을 넘어서는 눈높이는
신발을 넘어들어와 내 발목을 적신다.
뽀드득
뽀드득
하얗게 패어져가는 내 발자욱을 보며
문득 들었던 생각.
눈을 참 좋아 했었지...
눈이 오면 참 좋아했었지...
비가 와도 그렇게 좋아했었지만...
잠깐
꿈속을 헤메다 창문을 열면
하얗게 눈이 내린 뒷동산...
추운줄도 모르고
창문을 열고 마냥 바라보기만 했었던...
거기에
커피 한 잔 있으면 더 바랄것 없었던...
그러다
한기가 들어 발이 차가우면
이불을 끌어덮고 마냥 바라만 보았던
그런 때가 있었다.
오늘도 그때처럼
소복히
눈이 쌓인다.
사박
사박
내 뒤에
누군가가 따라오듯
난
전혀 보지도 못했던
발자욱이 찍혀져 간다.
고개를 돌리면
누군가 서 있을 듯이...
그렇게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