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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편지...

hankookhon 2010. 11. 23. 11:26

아빠가 학교에서 강의 할 때 학기 초에 제자들에게 늘 한 번 씩은 해 주던 말이 있다.

아빠가 한 말 이지만 내가 한 말 치고는 조금은 멋들어진 말이라 생각해 너에게도 한 번 들려주고 싶다. 

너도 들어보고 니삶에, 니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말이라면 한 번 곰곰히 되새겨 볼 만 할 것 같다.

 

시드니브래드포트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장님이었는데 그는 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아름답고 신비로움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부인은 늘 그를 온실속의 화초를 가꾸듯 바깥 세상과는 유리시킨체 아름답고 화사한 세상만을 얘기해줬고

 

그는 그런 부인의 관리하에 가꾸어진 삶을 살아 왔었다.

 

그러던 어느날 의학의 힘을 빌어 눈을 뜨게 되었는데 그의 눈을 통해 들어오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 보다 온갖 추잡하고 더럽고 추악한 모습만 더 크게 비춰지고 그게 그의 가슴에 큰 무게의 짐이 되어 멍애를

 

씌우게 되었다.

 

그러던 중 그는 가슴에 쌓이는 멍애의 무게와, 눈을 괜히 떴다는 후회로 인한 압박감이 크나큰 통증이 되어 결국

 

속병을 얻게 돼 2년만에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

 

그가 왜 그런 비참한 말로를 맞아야 했을까?

 

눈을 뜨게 된다는 것이 그의 운명이었고 그가 갈 길이었다면 눈을 뜬 후 보여질 세상에 대한 학습이 어느 정도는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눈을 뜬 후 바깥세상에 대한 학습이 전혀 안 돼 있었기에 정상인으로 살아갈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의 의무와 책

 

무에 대한 압박, 자신이 학습되어온 세상과 판이하게 다른 세상과의 조우는 그에게는 상상도 못해 본 있을 수 없

 

는 일이었기에 그가 택할 수 있는 것이 결국은 세상과의 영원한 이별이라는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막연한 동경과 무지개빛 희망만을 갈구하다 세상과 맞닥뜨릴때 실상에 대한 허구와 허상에 대한 자

 

괴감, 상실감이라는 것이 저 위에 쓰여진 그의 상실감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삶에 대한 학습이라는 것은 그래서 몹시도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학교에서 가르쳐 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책에서 구할 수도 없는거다.

 

그래서 가족이 중요하고 선배가 필요하고 멘토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학교와 책에서 간접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려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은 현실이 소외된 단편적

 

네거티브적인 그림으로 조각난 그림의 짜맞추기식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너희는 아직 사회에 적응은 커녕 사회의 풍파를 겪어 보지 못한 사회 초년생이 될 수 밖에 없기에 사회생

 

활을 직접 온 몸으로 이겨낸 부모와 가족과 선배와 멘토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들의 조언과 도움을 절

 

대 배제하거나 배격한다면 너희에게 몰아 칠 사회의 웨이브를 일정부분 막아줄 방파제 역할로서 그들에 의한 역

 

할을 거부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그 모든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내야만 한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그 결과라

 

는 것이 많은 시간의 투자와 존재의 의미 퇴색과 자신감 상실 등 수 많은 부작용으로 너희에게 덮어씌어져 질식

 

하게 만든다는 것인데 과연 그 과정을 정말 떳떳이 건강하게 잘 이겨 낼 보장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열이면 열 거의 모두가 일정부분 제 살을 도려 내는 아픔을 겪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두운 그늘속

 

에 자신을 감추고 살려 한다. 왜? 창피함 때문에...

 

그러한 부작용을 최소화 시켜주려 부모와 가족이 나서서 너희의 삶에 끼어들고 간섭하려들고

 

일정부분 너희의 의견을 묵살하게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가족 만큼 너희와 가장 가까운 지근거리에서 너희를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온

 

사람은 없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너희를 잘 알고 어떠한 길을 가야지 너희 적성에 맞고 안전하고 편안한길이 될

 

수 있을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인 것이다.  

 

지금 평탄한 길이니 이 길을 갈것이다 라 말들을 하곤 하지만 부모님이나 가족과 선배들은 이미 그 길을 거쳐 봤

 

거나 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수 없이 부딛쳐 봐 왔다는 것을 간과 해선 안될것이다.

 

그들의 쓸쓸한 뒷모습을...